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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머리의 대가
- 박영신
- 478
- 2007-10-01 00:00
아내가 주언이에게 만원짜리 한 장을 주며 이렇게 당부한다.
“주언아! 이 돈 가지고 가서 머리카락 자르고 오면서 네가 좋아하는 500원짜리 아이스크림 사먹고 잔돈은 엄마에게 가지고 오렴”
미장원에 함께 가주지 못한 엄마의 마음으로 아내는 상품으로 아이스크림을 준 것이다.
“네! 엄마, 제가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 아무것이나 골라도 돼죠”
주언이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머리카락을 자르고 주언이가 왔다.
단정하게 정리된 머리와 주언이 손에 들려진 것은 찰떡 아이스크림.
찰떡 아이스크림은 주언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 아니고 엄마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다.
“엄마! 엄마가 좋아하는 찰떡 아이스크림 사왔어”
“네가 좋아하는 것 사 먹지 왜? 이거 사왔어”
“어이구~ 우리 아들 고맙다.”
아내는 엄마를 위해서 자기가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을 포기 하고 엄마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사온 주언이가 기특하고 이제는 다 컸구나 하는 마음으로 기분이 좋아졌다.그러나 여기에 반전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누가 알았겠는가?
“엄마! 그러면 엄마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사왔으니까? 1000원 주시면 내가 좋아하는 스티커 사면 안될까?”
아내가 한방 먹었다. 칭찬도 받고 자기가 원하는 것도 얻고,,, 주언이는 잔머리의 대가이다.
누구를 닮아서 저렇게 잔머리를 굴릴까?
그러고 보니 나도 하나님께 참 많은 잔머리를 굴렸다. 기도 가운데 하나님께 잔머리를 굴리고, 사역 가운데 니런 저런 잔머리를 굴리고... 내가 이렇게 하면 상대방이 이렇게 하겠지... 쓸데 없는 잔머리를...
하나님! 잔머리리 굴려도 아버지의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