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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도문 해야죠!
- 박영신
- 410
- 2007-09-19 00:00
(2007년 09월 19일 작성된 게시물이 관리자에 의하여 은혜나눔 게시판에서 이곳으로 복사되었습니다.)
1929년 광주 학생운동이 일어났다. 그 여파가 평양신학교에도 미쳤다.
신학생들도 반일시위를 벌였다.
그 때 “목사가 될 신학생들이 무슨 시위냐”며 호주 장로교 소속의 왕길지 선교사가 반대했다.
그러자 “우리 민족의 비극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학생들이 왕 선교사의 퇴진을 요구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왕 선교사는 학생들에게 사과하며 용서를 구했다. 그래도 학생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당시 평양신학교 교장이었던 나부열 선교사가 중재에 나섰다. 학생들을 강당에 모아놓고 타일렀다.
“왕 목사님은 우리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어른입니다. 어른이 잘못했다고 사과하는데 용서하는 것이 학생들의 도리입니다. 주님의 사랑으로 서로 화해하고 시위는 그만둡시다.”
그러나 학생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차례 대화를 가졌지만 갈등만 커졌다. 마지막으로 나부열 교장이 입을 열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마6:12)
“나로서는 어쩔 수 없군요. 마지막으로 말합니다. 다 졸업 후 목사안수를 받고 목회하겠지요. 그러나 주기도문은 못할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학생들이 조용해지자 나부열 교장이 다시 말을 이었다.
“왕 목사님의 사과를 받고 용서하면 주기도문을 할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주기도문을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주기도문은 해야지요.”
교장은 지혜롭게 말했고 학생들은 드디어 소요를 그쳤다.
우리는 얼마나 입으로만 신앙을 고백하고 있는가?